“책을 지니고 산으로 들어가리라”
강원도 문인들의 삶, 고전과 함께 떠나는 문학기행.
오랫동안 옛 문인들의 발자취를 쫓아온 권혁진 강원한문고전연구소 소장의 신작 ‘문학기행, 강원의 문인을 찾아서’는 강원도라는 공간에서 활동했던 문인들의 삶과 창작을 다뤘다. 고려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이유로 강원도에 정착하여 창작활동을 이어온 옛 문인들의 삶을 그들이 남긴 시문을 중심으로 풀어냈다.
산이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명산이다. 당나라 유우석이 지은 누실명에 나오는 말이다. 명소는 경치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뛰어난 인물이 거쳐했기 때문에 알려진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춘천 청평산은 경치가 빼어나기도 했지만, 이자현과 김시습 같은 당대에 이름을 알린 인물들이 은거라는 방식으로 거처했기에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고려시대 이자현이 청평산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으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이자현은 부인이 죽자 벼슬을 버리고 속세를 떠나 청평산에 은거한다.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여 년을 산에 살며 다양한 저작을 남겼다. 사실상 청편산은 이자현이 머물게 되면서 명산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원주 법천에는 정시한 선생이 있다. 일찍이 우담이라는 작은 못 근처에 정자를 짓고 자주 왕래해서 우담 선생이라 불렸다. 명망 있던 성리학자인 우담 선생은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자 예순이 넘는 나이에 ‘책을 지니고 산으로 들어가리라’는 말을 남기고 전국을 유람했다. 네 차례 여행길을 ‘산중일기’에 고스란히 담기도 했다. 그밖에도 책에서는 강릉 오죽헌의 신사임당과 이이, 양양 검달동에서 노년을 보낸 김시습 등 강원도의 명소와 그곳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소개한다. 그들이 머문 곳과 쓴 글은 저마다 달랐지만,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건 한결같다.
저자인 권혁진 박사는 그동안 고전을 바탕으로 각 지역을 발로 뛰며 「한탄강 인문기행」 「관동 800리 인문기행」, 「오대산한시를 만나다」, 「오대산의 인문학」, 「김시습 호탕하게 유람하다」, 「정약용, 길을 떠나다」, 「설악인문기행 1·2」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책을 지니고 산으로 들어가리라”
강원도 문인들의 삶, 고전과 함께 떠나는 문학기행.
오랫동안 옛 문인들의 발자취를 쫓아온 권혁진 강원한문고전연구소 소장의 신작 ‘문학기행, 강원의 문인을 찾아서’는 강원도라는 공간에서 활동했던 문인들의 삶과 창작을 다뤘다. 고려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이유로 강원도에 정착하여 창작활동을 이어온 옛 문인들의 삶을 그들이 남긴 시문을 중심으로 풀어냈다.
산이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명산이다. 당나라 유우석이 지은 누실명에 나오는 말이다. 명소는 경치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뛰어난 인물이 거쳐했기 때문에 알려진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춘천 청평산은 경치가 빼어나기도 했지만, 이자현과 김시습 같은 당대에 이름을 알린 인물들이 은거라는 방식으로 거처했기에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고려시대 이자현이 청평산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으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이자현은 부인이 죽자 벼슬을 버리고 속세를 떠나 청평산에 은거한다. 6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여 년을 산에 살며 다양한 저작을 남겼다. 사실상 청편산은 이자현이 머물게 되면서 명산이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원주 법천에는 정시한 선생이 있다. 일찍이 우담이라는 작은 못 근처에 정자를 짓고 자주 왕래해서 우담 선생이라 불렸다. 명망 있던 성리학자인 우담 선생은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자 예순이 넘는 나이에 ‘책을 지니고 산으로 들어가리라’는 말을 남기고 전국을 유람했다. 네 차례 여행길을 ‘산중일기’에 고스란히 담기도 했다. 그밖에도 책에서는 강릉 오죽헌의 신사임당과 이이, 양양 검달동에서 노년을 보낸 김시습 등 강원도의 명소와 그곳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소개한다. 그들이 머문 곳과 쓴 글은 저마다 달랐지만,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건 한결같다.
저자인 권혁진 박사는 그동안 고전을 바탕으로 각 지역을 발로 뛰며 「한탄강 인문기행」 「관동 800리 인문기행」, 「오대산한시를 만나다」, 「오대산의 인문학」, 「김시습 호탕하게 유람하다」, 「정약용, 길을 떠나다」, 「설악인문기행 1·2」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